산드로 베로네시


 《허밍버드》의 작가 산드로 베로네시는 기발한 재치로 독자를 사로잡고 명쾌한 통찰로 문단의 찬사를 받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다. 2020년 스트레가상 대상을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했다. 1959년 이탈리아 프라토에서 태어났으며, 피렌체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졸업과 동시에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시집을 출간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설과 에세이, 논픽션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2000년에 펴낸 장편소설 《과거의 힘La forza del passato》으로 캄피엘로상과 비아레지오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는다. 최근 소설 《XY》를 내놓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로네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조용한 혼돈Caos calmo》은 2005년에 출간되어 이탈리아 내에서 3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2008년에는 프랑스의 페미나상과 메디테라네상의 외국어 문학상을 받았다. 아내가 갑작스럽게 죽고부터 온종일 딸아이의 학교 앞을 지키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 《조용한 혼돈》은 순식간에 몰입되는 강렬한 도입부에서 시작해 익살스럽고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독창적인 소설이다. 상실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특이한 방식, 거침없이 이어지는 유려한 문체는 결코 짧지 않은 소설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한다. 이 작품은 안토넬로 그리말디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2008년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극장 상영된 바 있다.